이 하찮은 필자를 기억해 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모르겠다.
아마 100 이면 100 기억이 나지 않을테니 서문만 보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사람들이 없기만을 빌며
그냥 처음처럼 소개를 해보려 한다.
간간히 소설이라고 부를 만한 간단한 문학 작품을 집필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은
한 순간의 여흥에 휩싸여 '찍' 싸버린 글을 써본적이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결국 쪽팔린다는 이유로 공들여 쓴 소설을 지워버리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던가?
이 글은 그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 타자를 치고있는 사이비 필자의 주관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소설 집필 가이드다.
전문적인 문예창작 분야를 학습하고 있는 문학도와 소설가 등단을 위해 밤낮없이 증진하는
소설가들에게 필요없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 게시글만 보는 것도 문제는 없겠지만, 이 건방진 필자의 글귀에 자그마한 동정이 보인다면
읽판:기타 항목에서 내 이름을 치고 1편,2편도 보고와주기를 부탁하는 바이다.
(3-1) 소잿거리
모티브, 라는 말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독자들은 참신한 소설의 근간이 작가가 그 소설을 쓰기 시작할 즈음 작가의 머릿속에서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여기서 아이디어 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의 일상속에서 개입된 작은 '계기' 라고 표현할 수 있다.
뭐 하다못해 여러분의 주위에서도 그런 계기는 수백만번도 넘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여러분들은 관심도 없겠지만 말이다.
소설의 소재를 찾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저번 게시글에서 설명했다 싶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장르와 부분적인 일맥상통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 이다.
추리 소설인데 소재를 '사랑' 으로 잡았다고 가정해보자.
뭔가 되게 두리뭉실한 소설이 탄생할 것 같지 않은가?
1차적 소설의 엔진이 되는 '추리' 라는 장르에 엔진오일로 '사랑' 이라는 소재를 넣는다고
생각한다면, 이 소설은 절대 두리뭉실해 지지 않을 것 이다.
추리소설의 사건을 이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범죄'
그리고 사랑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우리가 요즘에 흔히 접할 수 있는 범죄로써 '데이트 폭력' 이 꽤나 유명한데
사랑이 개입된 두 남녀가 얼마나 무서워 질 수 있는지 뭐... 알 사람들은 전부 아리라 생각한다만
문제는 보통 이 필자의 예시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조루 소설 작가들은
소설의 엔진을 '추리' 로 이용하고, 윤활유로 '사랑' 을 이용하는게 아닌
추리와 사랑이라는 두개의 엔진을 사용해 버리는 불상사를 흔히 일으키곤 한다는 것 이다.
소재는 말 그대로 서술의 모티브가 되어지는 조미료일 뿐이다.
그 누구도 소금을 메인디쉬로 퍼먹는 일이 없는 만큼
절대 소재와 여러분이 쓰는 장르를 동일화 하는 일을 피하도록 하자.
(3-2) 이야기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여러분이 쓰고있는 스토리의 결말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고 그 답을 짧은 시간 안에 찾을 수 있다면
여러분이 지금 쓰고있는 소설은 최소한 마무리 단계를
엉성하게나마 끝 마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서
스스로 이견을 표하지 않기에 부족함이 없다.
소설의 끝은 반드시 찾아온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중 자신이 썼던
작품을 만족스럽게 완결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란 말 그대로 소설의 사건이 만들어내는 작가의 필담이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저번 시간에 설명했으니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어떤식으로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보려 한다.
조금 매니악한 주제를 예로 들어본다면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야한책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를 부탁한다.
여자 주인공의 새하얗고 보드라운 살결을 어루만지는
투박한 남자의 손아귀가 상상된다면 그 이상까지는 갈 필요가 없다.
자 여기서 여러분들이 떠올린 그 '장면' 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청춘남녀 둘이 불같은 사랑을 부비적대는 모습을 묘사한 것 뿐이지
소설의 주제가 가미된 작가만의 '이야기' 라고 보기엔 어렵다.
이 사이비 필자가 여러분께 말하고 싶은 부분은 단 하나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사건에 대한 묘사가 아니다.
투박한 글귀로 남녀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선
상당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더라도, 감히 장담하건데
불쾌감을 일으키진 않는다는 것 이다.
여러분들이 앞서 말했던대로 이야기의 끝을 맺지 못하는 것의 원인은
바로 이와같이 너무 이야기를 묘사하는 소설의 외양에만
지나치게 신경쓰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은 소설속의 등장인물이지 작가 본인이 아니다.
작품이 살아있다는 표현에 대해 손발을 오그라트릴 게으름뱅이들이
아니라면 적어도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가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다.
물론 소설을 완벽하게 지배하는건 완벽한 창조주의 입장에 서 있는
작가 본인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지배하는 것은 당신이 만들어낸 소설의 등장인물들이다.
작가 스스로가 이야기를 맘대로 끌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여러분은 과거에 수백번 반복했던
여러분이 공들여썼던 소설을 지워버리는 행동을 통해
착각의 대가를 치루게 될 것 이다.
(3-3) 사건의 굴곡
조금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써봤으니 여러분의 뭐씹은 표정을
풀기 위해서 정론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고등학교 수업을 충실히 들었다면 모든 사건에는 상승과 절정,하강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 이다.
소위 '일상물' 이라 불리우는 장르의 소설이 아닌한
소설을 이끌어가는 사건은 필연적으로 전개와 위기,해결이 찾아오고
그에 맞춰 작가들이 소위 '흥미도' 라고 부르는 긴장감의 굴곡이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이야기 곳곳에서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이 건방진 사이비 필자가 여러분께 몇가지 지적응
해보려 한다.
단순히 주인공의 목에 칼이 들어와 있다고 그것이 위기인 것 만은 아니고
주인공이 도원향에 취해 여주인공과 헬렐레 거리고 있다고
긴장감의 곡선이 평행,하강을 이루지는 않는 법 이다.
이야기의 절정과 해결을 나누는 경계는 매우 간단하다.
소설의 '주제' 가 작가를 통해 독자들에게 확실히
전달 되었을 때가 바로 해결곡선이 그려지는 부분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바.
즉 주제는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간접적으로만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가 소위 위기라고 불리우는 갈등의 절정에 이르러서야
독자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된다.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없는 독자들은 그제서야
소설이 품고있는 작가의 마인드를 확정할 수 있게되고
그 시기가 되었을 즈음엔 아마 분명히 소설도 큰 갈등의 끝을 맺고
새로운 이야기로 달려가든지 길었던 소설의 여정을 마칠 준비를
하고있을 것 이다.
어느쪽이 되었건 사건의 굴곡은 매우 바람직하게
사건의 긴장도를 따라 함께 움직이고 또 함께 하강한다.
여러분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너무나 자명하다.
대다수의 게으름뱅이들은 소설의 이야기가 단순히
등장인물들이 치고박는 표상적인 이야기인줄로만 알고있다.
머릿속에서는 소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독자들에게 안겨주는
명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사건의 굴곡은 여러분이 신경쓰지 않고
개념적인 이해만으로 소설속에 녹일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꼭 명심해주기를 바란다.
p.s 좀 더 다뤄주었으면 하는 분야가 있다면 댓글에 꼭 써주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