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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애완동물이 필요하다 싶어 고양이를 데려온 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이랬던 녀석이 1년만에
이렇게 큼.
원래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는데 배변교육이 어렵다는 얘길 들어서 화장실만 만들어주면 알아서 싼다는 고양이로 결정했고, 굳이 비싼 품종묘를 키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무료로 분양해준다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홈페이지를 검색해봤더니 전국 통합 홈페이지가 있었음. ( http://www.animal.go.kr/ )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동물보호센터 메뉴 클릭하고 고양이를 검색해봤더니 리얼 쇼크였다.
먼저 유기동물보호제도에 대해 설명하자면,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동물들은 10일동안 공고하게 되고, 10일동안 주인이 안 찾아가면 소유권이 지자체로 이전됨. 따라서 무료분양은 보호소에 들어온 지 10일이 지난 동물들부터 가능하다.
검색해 보니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고양이들은 더 많겠다만, 보호센터로 구조돼 보호중인 고양이들 상태도 천차만별이었고, 슬프게도 대부분은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
윗놈처럼 뒷다리가 부러지거나 중간의 설사하는 녀석처럼 다친 놈들도 많고, 안 그러더라도 윗녀석처럼 오기 전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람을 무서워하는 녀석들이 대다수다.
또 이런 녀석들은 열에 아홉은 분양 못받고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당함.
가끔씩 이런 녀석들도 보인다만 이런 녀석들은 주인이 찾아가거나 입양되는 확률이 꽤 높다. 아래 녀석은 아직 공고기간이 지나지 않아 보호중이던데, 주인이 안 찾아가도 새 주인 찾는 덴 걱정없지 싶다.
일일히 통계를 내본 건 아니지만, 들어온 녀석들의 30~40%는 원래 있던 부상이나 병 때문에 죽는 것 같고, 나머지 30~40%는 보호되다가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안락사 당하는 것 같다. 분양되는 녀석들은 많아봐야 20~30% 정도? 보다보면 엄마 아빠 고양이는 어디 갔는지 무더기로 들어온 아깽이나 새끼 고양이들도 많은데 저 놈들이 저기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입양할 녀석 정하고 내가 사는 동네 보호센터에 전화해보니 화장실, 모래, 사료, 케이지 등 기본적인 준비물들을 마련한 뒤에 케이지 들고 센터로 오라고 함.
준비하고 갔더니 1층엔 개, 2층엔 고양이 보호중이었는데, 1층 문을 여니 개들이 떠나가라 짖는데, 내 귀엔 그게 "제발 나 좀 살려주세요!"로 들리더라.. ㅜㅜ
데려올 고양이를 직접 보고 결정하고 나서, 간단한 신분확인 마치고 집에 데려와서 지금은 저렇게 컸다. 며칠 전부터 동네 고양이들이랑 친구먹었길래 마당에 친구들 밥이랑 물도 챙겨주고 있음. (시골이라 주변에 사람사는 주택이 없다. 민폐 안 끼치니 걱정 ㄴㄴ.)
평소에 고양이 키우고 싶었는데 분양비가 부담된다거나, 기왕 죽을 생물 하나 살려주는 공덕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은 동물보호센터에서 개건 고양이건 다른 동물이건 입양해서 키워보는 걸 추천한다. 보호센터에 들어간 것 만으로도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친구들보다는 나은 인생이다만, 그 곳도 시한부 인생인 건 마찬가지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