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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학원 로맨스, 마왕 깽판를 모조리 때려넣고도 멀쩡하다는 점이 미스터리
조미료 설정, 삐딱선을 타지 않는 이야기
'이계에서 온~' '다른 나라에서 온~' '다른 종족의~' 이 같은 설정은 학원물에서 조미료 같은 것들이다.
적당히 치면 작품의 흥미를 높이고 독자를 끌어모으지만, 과하면 자극에 묻혀 작품이 힘을 잃는다.
지금껏 수많은 작품이 이런 설정에 매달리다 본연의 색을 잃고 침몰했지만, 간만에 자기 노선을 꿋꿋히 지킨 작품이 나왔으니
오늘 이야기할 [안돼요 마왕님]이 그런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마왕이 남자 하나 낚으려고 이계에서 내려온다는 설정은 그다지 참신한 설정은 아니다.
이미 많은 수의 마왕이 갖가지 이유를 들먹이며 내려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그 이유의 대부분은 심심하다, 피난이다 등의 이유일 것이고 마왕은 인간세계에 정붙이고 사는 게 당연한 전개일테니
참신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설정만으로 따지자면 조아라 로맨스판타지 선작 100 단위 정도 수준의 소설이라고 해두자.
하지만 [안돼요 마왕님]의 캐릭터는 이런 설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마왕 캐릭터는 굳이 자기 힘을 과시하면서 싸움박질을 하지 않고
쓸데없이 조연들의 감정싸움으로 작품을 길게 늘이지 않는다. 작품은 본래 목적인 마왕의 사랑을 찾는 과정에 집중한다.
마왕의 순애보를 위해서 나타났던 조연들의 사소한 갈등과 감정싸움 역시 흐지부지 되지 않는다.
나름의 성격을 가지고 서로 상호작용을 이뤄내며 완결성을 가진다.
아쉬운 작화
설정도 전개도 나쁘지 않다만 이 작품의 작화는 미묘하게 아쉽다.
특히 1부의 작화는 이목구비가 참으로 오밀조밀하게 가운데에 몰려있어서 어딘가 답답해보이는 인상을 가져다 준다.
더군다나 마법이나 악마로 변한 캐릭터의 모습 같이 어딘가 위압감이 느껴져야 할 묘사가 무성의해 재미가 없다.
작품은 가볍되 작화가 더 좋다면 좋으련만 꽤나 아쉽다.
의외로 멀쩡한 작품
한 발만 삐끗하면 겉잡을 수 없는 소재로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될 따름이다.
